5월 1일 모두 모여라!!

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0/07/22 17:07

군사훈련





오후2시, 벌건 대낮에 총을 든 군인이 지하철역 앞에 서 있더군요.
내 앞에 지나가던 꼬마아이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이게 뭔가 싶었죠. 뭔 일이 난건지.... 게다가, 오늘은 민방위 훈련을 하는 15일도 아니니까요.
120에 전화를 했어요.
"왕십리역에 총을 든 군인이 서 있고,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는데, 무슨 일인가요?"
긴장한 내 목소리 탓인지, 120 상담직원분도 좀 긴장하시는듯 하더군요.
본인도 잘 모르겠으니,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전화를 끊고 10분이나 기다렸네요. 근데, 10분만에 전화를 해서는 말도 안되는 대답을 하는거에요.

"동사무소에서 전화했더니 잘 몰라서 성동경찰서에 물어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내가 물어본 것은 군사훈련의 일부이고, 가스 훈련이다" 라는 거였어요.

"자, 그럼 성동경찰서에서 주관하는 군사훈련이라는 거냐? 가스 훈련에 총이 필요한 이유는 뭐냐? 사전에 공지가 된 거냐? 민방위 훈련날도 아닌데 오늘 그 훈련을 하는 이유가 뭐냐? 몇시까지하는 거냐? 성동구 말고도 다른 구에서도 일괄진행되는 거냐?"

정말이지 하나도 대답하지 못하더군요. 암요, 모를 수 있죠.
서울시에 관한 그 어떤 질문을 하라고 광고하는 다산콜센터지만, 다 알수는 없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이 직원분께서 횡설수설끝에, 저보고 민원을 넣으라는 거에요.
헐. 난,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것 뿐인데, 민원을 어디다 넣으라는거죠? 구청? 경찰서? 동사무소?

다시 전화를 끊고, 이십오분을 기다렸더니, 그 직원분이 다시 전화를 하셨더군요.
성동경찰서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성동구청 총무과에 전화해서 확인했는데,
가스살포에 대비한 수도방위사령부의 57사단 합동참모본부의 훈련이 28일에 있는데, 그 예비훈련이라는거였어요.
솔직히, 가스살포에 대비한 수도방위사령부의 57사단 합동참모본부의 훈련이 뭔지 전혀 이해가 안되었지만,
더 물어보면, 직원분이 너무 쩔쩔매실 듯 해서, 성동구청 총무과의 전화번호를 받아서 끊었어요.

물론, 총무과로 전화를 했죠. 목소리로 봐서는 40대 중년남성 공무원.
와... 난 그냥 궁금했을 뿐이였어요.
근데.... 이분, 밑도 끝도 없이, 나라가 어려운 시기니 이해하라는 식으로 얘길 하시더군요.
28일 본훈련때는 미리 홍보를 할 예정이나, 예비훈련은 홍보를 하지 못했다.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다니는 곳에 총을 든 군인을 마주치는게 자연스러운거냐? 애들도 겁을 먹고, 나도 움찔하더라는 얘기에...
지금 나라가 어려운 시기니까 이해하셔야죠.
헐.

순간, 울컥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하나하나 따져 묻기 시작했어요.
이 공무원분께서는 진심이 결코 아니었지만, 따져 묻는 내가 피곤했던지, 뒷감당이 슬슬 걱정이 되셨던건지,
무성의하게 죄소합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앞으로는 홍보하겠습니다를 되풀이 하시더군요.
으아아아아아아악.

난 분명,
내가 왜 동네 산책 중에 총을 든 군인들을 봐야 하는건지, 무슨 일이 우리동네에 벌어지고 있는건지, 저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건지, 왜 하는건지가 궁금했을 뿐이었다구요.
근데, 통화를 하면 할수록 열이 받고, 대답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가 안되네요.

그 와중에 가장 짜증났던건,
요즘은 민원만 많이 넣어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간다는 얼마전 기사가 떠오르는 거였어요.
솔직히, 전화를 할까말까 고민하게 되더군요.
궁금한걸 물어보는데도 머릿속에서 자기검열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이 주저함이라니.
정말 말 그대로 짜증이.

대체, 그들이 답변해준 "가스살포에 대비한 수도방위사령부의 57사단 합동참모본부의 훈련"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G20 앞두고 또 저러나 싶기는해요.
아, 정말 이래저래. 날도 더운데, 짜증이... ㅠ.ㅠ
시간소비, 감정소비, 에너지소비... 이게 뭔 짓인지.

저작자 표시

'싸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에 왔습니다.  (0) 2010/08/26
군사훈련  (0) 2010/07/22
8년이 지났습니다.  (0) 2010/06/13
나는 서울시, 성동구에 삽니다.  (0) 2010/05/24
뒷풀이  (2) 2010/05/02
전국민을 범법자 만드는 위험한 삽질  (4) 2010/04/15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