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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30 씨네바캉스 (3)
- 2010/06/08 페데리코 펠리니와 구로사와 아키라
- 2010/04/01 시사회 (4)
- 2010/03/24 경계도시2 (5)
- 2010/02/04 코미디영화, 그 이상의 코미디. 영화진흥위원회
- 2010/01/31 과연 영진위는 한국영화의 진흥을 바라기는 하는걸까?
- 2010/01/13 2009, 영화 (6)
올해는 그래도 영화가 좀 줄었네요. 200편도 안되는군요.
게다가, 아이디어를 좀 훔칠까 하는 생각으로 비슷한 장르의 미개봉 B급 영화들까지 뒤졌더니,
B급이라 불리기도 아까운, 이상한 영화들도 많아요.
여전히 양적변화가 질적변화를 도모하리라 믿으면서.
올해는 이제 노트북 앞에서 벗어나 현장으로 나갈 준비를 해야지요.
이렇게 티나는 자랑은, 난 자랑할 거라고는 이것 밖에 없기도 하며,
한번씩 이렇게 정리를 해주고 나면, 머릿속에서도 봤던 영화들의 장단점이 대략 정리되어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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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발이었을까?
2006년 예술대 농활대 사진 중 하나다.
나에게 농활이라는건,
맨발에 달라 붙은 흙의 감촉이었으며,
자꾸만 벗겨지는 고무신의 미끄덩거리는 느낌이었고,
담배밭을 기어다니며 흘린 땀냄새와 섞인 담뱃잎냄새였고,
생전 처음타보는 트럭 짐칸의 덜컹거림이었으며,
새참과 함께 들이켰던 막걸리의 신트림이었고,
마을회관 옥상에서 어르신들 몰래 바닥에 드러누워 피우던 담배맛이었으며,
마을잔치 때 어머니들의 새색시같이 수줍은 웃음과 함께 어울러지는 막춤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때도 농가부채는 심각한 문제였으며, 한칠레FTA는 심각한 위협이었으며,
지금과는 다른듯 비슷한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했었다.
하지만, 농활 전의 짧은 교양으로 그 문제들을 진정 떠안고 가기엔, 내 고민은 너무 짧았다.
그래서, 나에게 농활이라는 건, 결국 그런 단편적인 기억들로만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쌀농사는 사형선고를 받은지 오래다.
쌀농사를 지어 근로자 최저 임금을 벌 수 있는 농부는 전체 농업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
- 지난주 시사IN 기사 中 -
우리나라에서 쌀농사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농사를 짓겠다고, 아니, 어쩌면 그래서 농사를 짓겠다고, 농민운동을 하겠다고
한 후배가 오늘 지역으로 내려갔다.
나에겐 그런 단편적인 감각들로만 채워져있던 농활이라는 기간이,
그 친구에게는 좀 더 현실적이고 치열하고 절박한 문제로 다가왔으리라.
요즘도 그렇게 어딘가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냐고는 묻지마라.
당신이 모르는 그 어딘가에서,
여전히 민중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생존을 위하여.
21세기가 되었다고, 국민소득2만불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먹고 살만해졌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건 당신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지 생각해보라.
이렇게, 그렇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선후배들을 하나둘씩 지켜보면서,
난 여전히 주저하며 마냥 질투를 할 뿐이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며 스스로를 달래본다.
비록, 고등학교때 기아자동차 노조 영상팀의 조끼를 봤었을 때 처럼,
나는 이제 어떤 회사의 노조원으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나 살면서 파업투쟁을 해 볼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난 조금씩조금씩,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리라. 난 여전히 그렇게 믿고 있다.
촌스럽게 무슨 환송회냐며,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눌 자리조차 만들어주지는 않았지만,
하긴, 우리 사이에 무슨 인사가 필요하며 환송회가 필요하겠냐.
너는 거기에 있고, 나는 여기에 있으며,
그렇게 한발짝한발짝을 같은 곳을 향해 내딛으면 되는 것을.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더 큰 걸음이 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으니.
11월 25일 농민대회때 곧 다시 볼 것을.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그래도 준비되지 않은 자의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구나.
내 마음의 빚은, 오늘 또 이렇게 한 움큼 늘어만 나는구나.
2008년 11월 5일에 썼던 글이에요.
그 후배는 지금 완주에 살고 있고, 조금 있으면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답니다.
실은 오늘, 다큐멘터리 <땅의 여자>를 봤어요.
돌아가신 용민이형 생각이 나서였을까요,
농활가던 제천 미당리의 어머님, 할머님들이 보고 싶어서였을까요.
완주에 있는 만삭의 후배가 생각나서였을까요.
어쩌면 그보다,
내가 외면하던 내 안의 무언가를 이 영화가 건드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나라는 아이는, 그렇다고 해도,
나태한 삶을 반성하고, 뭔가 결심하고 결의를 다지기보다는,
덜컥 그리움과 외로움에 울어버리는 것 밖에는 할 줄 모르는 인간이지만.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지난 2년, 나는 어디에 있고, 너는 어디에 있고,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걸까요.
아침이 되서야 잠이 든 관계로, 눈뜨자마자 대충 씻고 극장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충무로영화제.
어제 ID카드와 함께 받은 안내 책자 앞부분에 실린, 나경원의 인사글부터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오발탄은 봐야 한다는 생각에.
12시 30분, 유현목 감독님의 영화 <오발탄(1961)>.
영화와 상관없이라도, 영화에 등장하는 노모의 "가자, 가자!"라는 대사로도 유명한 영화죠.
유현목 감독은 1심에서 1년 6개월형을 구형받았고, 결국 반공법 부분은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음화에서는 유죄에 해당하는 선고유예를 받았다. 왜 갑자기 음화냐고? 이것이 반공법, 국가보안법에 꼭 따라다니는 안전장치인 '끼워넣기'다....
음화 부분은 유현목 감독이 당국을 세게 비판하자 그가 <춘몽>이라는 영화를 만들 때 여배우의 뒷모습 나체를 찍은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예전에 한번, DVD로 봤는지 VHS로 봤는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어쨌든 <오발탄>을 필름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수는 없으니까요.
'휴전 후 1950년대의 빈곤과 불안, 모순, 절망의 상황을 탁월한 리얼리즘의 시각으로 조명한 문제작'이라는 것은,
<오발탄>을 설명하며, 거의 모든 한국영화사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그리고, 왕가위의 <열혈남아>
<화양연화>이후로, 왕가위 영화에 큰 감흥을 잃었지만,
어쨌든 그의 초창기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그 정서엔 여전히 열광할 수 밖에요.
고등학교때 이 영화를 친구들과 비디오로 보고는,
이 세상의 모든 첫키스는 무조건 공중전화 부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공중전화 부스 키스 씬은 좀 심심하더군요^^;
그리고, 다큐멘터리 <발렌티노: 패션계의 마지막 황제>
패션과는 거리가 먼편에도 불구하고, 발렌티노의 드레스를 10여벌 이상은 알고 있는 듯 싶어요.
오드리 햅번, 엘리자베스 테일러, 재클린 케네디, 쥴리아 로버츠, 기네스 팰트로우가 입었던. 10벌은 넘겠군요.
발렌티노의 패션세계도 패션세계지만, 그의 연인이자, 사업파트너 지안카를로 지아메티와의 관계까지.
큰 기대 없이 봤는데, 너무 좋더군요.
50년을 함께 사랑하고, 함께 살고, 함께 일하고, 함께하는 연인앞에서 동성과 이성의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리고, 스페인 영화 <For the Good of Others>
<떼시스>와 <오픈유어아이즈>, <씨인사이드>의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제작하고, 그의 친구이자 동료인 오스카 산토스가 연출하고, <떼씨스>의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가 출연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GV까지. 감독도 배우도 너무 멋있더군요.
<오픈유어아이즈>의 세자르가 눈앞에서 웃었어요. 하마터면, 싸인받을 뻔^^;
어쨌거나, 낮 12시에 나가서 밤 12시에 들어왔어요.
간만에 영화 4편.
중간에 배가 너무 고파서, 아침겸점심겸저녁으로 롯데리아 햄버거 하나.
게스트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보냈더니,
(올해는 게스트라운지가 명동입구에 권상우의 얼굴이 그려진 카페, 티어스더군요. 내가 거길 가게 될 줄이야^^;)
확실히, 이제는 30대의 체력이...
50년대 남한사회와,
80년대 홍콩과,
07년의 로마와 파리를 거쳐,
09년의 스페인까지...
생각해보니, 지칠만도 하군요.
그래도, 이렇게 영화본게 얼마만인지, 1박2일식 표현을 빌자면, 초심으로 돌아간것 같아 기분은 좀 좋군요.
밥보다 영화. 푸하하.
어쨌거나, 지금은 혼자 방안에서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며 술한잔.
내일은 오전 10시에 이만희 감독님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봐야하거든요.
학원은 땡땡이쳐도, 비디오가게는 빼먹지 않는 고등학생이었던 만큼,
집에서 2분거리에 있는 비디오가게의 주인장보다, 집에서 20분거리 대치동 영화마을 알바생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비디오의 위치를 파악하는 재주가 있었죠.
그때 나의 목표는, 반에서 몇등이 아니라,
비디오가게 이 끝에서 저끝까지 비디오를 다, 전부, 몽땅, 보는 것이었으니까요.
가끔 낯선 영화를 찾는 손님이 오면, 내가 찾아서 꺼내주고는, 생색을 내곤했어요.
그때의 나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전에,
비디오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타란티노처럼.
비디오가게 알바를 하면서, 원없이 비디오를 보고, 이상하고 낯선 영화들에 이야기 나누며,
함께 뚝딱뚝딱 재밌는 영화를, 재밌게 만드는 상상을 했으니까요. 타란티노처럼.
서울아트시네마의 씨네바캉스, 마지막날.
오후에 잡혀있던 회의가 저녁때로, 다시, 아침으로 밀린 덕분에, 바캉스의 마지막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재키브라운>. 98년도 개봉작이에요.
타란티노의 영화라고, 개봉하는 날에 맞춰, 신촌의 어느 극장에서 봤어요.
그때의 나는, 공부를 하기 싫어했던 평범한 수학과 학생이었을 뿐이었는데,
영화 관객으로만 존재했던 시절에 극장에서 보고 마냥 즐거워했던 영화를,
영화가 직업이 된 지금, 극장에서 다시 보는 기분이란게 참 묘하네요.
이름마저 섹시한 마를렌 디트리히의 그 유명한 공연장면과 그녀의 담배피는 모습을 드디어 마주하고,
타란티노의 <재키브라운>을 극장에서 다시 본다는건,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게다가, <재키브라운>의 원작소설인 <럼펀치>를 선물로 받았네요.
극장에 들어가면서 선물을 받아본게 이 얼마만인지.
고등학생일때는,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포스터 한장 받겠다고, 토요일에는 학교도 땡땡이치고 교복을 입은채로,
관객이 많지 않은 뤼미에르, 씨네하우스, 동숭시네마테크를 쫓아다녔었는데..
어쨌든,
조셉 폰 스텐버그의 <모로코>는 그 명성만큼, 아름다웠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재키브라운>은 영화도 영화지만, 영화를 통해 과거의 나를 마주한 느낌이랄까.
연달아 두편의 영화를 보고, 새로 문을 열었다는 교보문고에 들렸어요.
비가 오는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더군요.
남아있는 교보북마일리지로, 개장기념으로 책 한두권정도 사올까 싶었는데,
극장에서 받은 소설책까지,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그냥 실컷 구경만 하다가 돌아왔어요.
간만에 극장에서 영화 2편과, 서점나들이에 그리도 흥겨웠던걸 보면, 어쩔수 없는 딴따라가 맞기는 한가봐요.
그 느낌 그대로 곧장 집앞 카페에서 작업을 해야겠다 생각했었죠.
이미 영화 2편과 책구경을 실컷했으니, 밥 생각 따위는 들지도 않았으니까요.
사람이 별로 없는 지하철에서 혼자 재키브라운의 대사들을 생각하며, 혼자 히죽거리고 앉아 있는데,
내 옆자리의 여자분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는데, 그것은 '너구리' 한봉지.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여자분께서, 너구리 한봉지를 꺼내더니, 라면을 부시고, 스프마저 좀 뿌리더니,
봉지째 흔드시는거에요.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으니, 신기할 수 밖에요.
내가 계속 힐끔거리며 쳐다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분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마치 극장에서 팝콘을 먹는것처럼,
너구리 봉지에서 생라면을 꺼내 와그작와그작 맛있게 씹어드시더군요.
소리까지 맛있다는 표현의 소리는, 아마도 생라면 씹어 먹는 소리를 뜻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버렸어요.
게다가, 자극적인 라면스프의 냄새가 코끝을 스치면서, 내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날 것만 같았죠.
아, 역시 나는 배고픈 딴따라였어요.
작업에 대한 의지는 결국, 너구리 한봉지때문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곧장 집으로 들어왔어요.
너구리에 대한 소심한 복수라도 하듯, 저녁밥을 심하게 많이 먹고는 급피곤해져서 그냥 자버렸네요.
배불러서 잠깐 졸았던것이, 일어나보니 이미 자정이더군요.
아침 9시까지 압구정동에 나가야하는, 백수에겐 심각하게 부담스러운 일정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밤을 새기로 결심했죠.
아침 8시, 성수대교를 건너면서... 이게 무슨 짓인가 싶더군요.
이젠 예전같지 않아서, 밤새는게 확실히 부담스럽고 피곤하니까요.
근데, 문제는,
지금 약속시간이 30분이나 지났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거에요. 푸하하.
그래도 다른 날 같으면 성질을 많이 부렸겠지만,
<모로코>때문인지, <재키브라운>때문인지, 타란티노때문인지, 교보문고 때문인지, 너구리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여전히 좋은 아침이군요.
다들 굿모닝. 나는 굿나잇.
이제 슬슬 짐 챙겨서 나는 다시 집에 가야겠어요.
백수주제에 입안에 물집이 생겼어요. 그것도 여러개.
늦은 아침을 우걱우걱 먹다가, 입속에 난 물집을 깨물어버렸어요. 툭-.
탄수화물과 함께 느껴지는 피의 비릿함이라니.
6월 10일부터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을 하네요.
영화 좀 봤다... 생각했었는데,
'길', '달콤한 인생', '8과 1/2' 세편밖에 본 게 없네요. 허걱. 총 22편을 상영하던데...
http://www.cinematheque.seoul.kr/rgboard/addon.php?file=programdb.php&md=read&no=397&start=0
7월에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구로사와 아키라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하네요.
21편 정도가 상영될 예정인듯 한데, 아직 시간표는 안 떴군요.
http://www.koreafilm.or.kr/main/index.asp
페데리코 펠리니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보면서, 6,7월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설레는군요.
아, 그전에 재개봉한 김기영감독님의 '하녀(1960)'와 '대부'를 먼저 봐야해요.
요 근래 극장 가는 일에 게으름을 많이 피웠는데,
다시 부지런히 부지런히 쫓아다녀야할때가 되었군요.
아, 그전에 알바를 찾아야하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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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황우슬혜의 <폭풍전야>. 유오성, 김동욱의 <반가운 살인자>.
실상 나는 시사회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백수주제에 가릴 형편은 아니지만.
봐야 할 영화를 극장에서 돈 내고 보는것도, 영화를 지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영화인들에게 반상회나 동창회같은 시사회의 시끌벅적함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구요.
그래서, <작은 연못>은 몇번의 시사회 유혹이 있었지만, 결국 개봉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퐁풍전야>나 <반가운 살인자>는 가까운 지인이 참여했기에, 축하하는 마음으로 시사회에 다녀왔어요.
<폭풍전야>는 그나마 기자시사에 다녀와서, 조용히 볼 수 있었는데,
<반가운 살인자>는 오랫만에 참석한 동창회같았어요.
어, 오랫만이에요. 어떻게 지내세요? 요새 왜 안보여요? 반가운 마음에 오고가는 질문들...
나의 백수생활이 길기는 길었더군요.
내가 막내였을때, 우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어느 배우분은, 이제 나오는 영화마다 분량이 많이 커졌어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던 드라마에 고정으로 나오기도 하시더군요.
오랫만에 만났는데, 그 동안 안 보이는 날 걱정하시더군요. 좀 민망했어요.
내가 막내였을때, 우리 영화 제작부 막내였던 친절한 OO는 이제 능력있는 PD님이 되셨어요.
오랫만에 뵙게 된 어느 PD님은 첫마디가, "너는 일은 안하고, 영화만 보러 다니냐?"였지요.
뭐 그외에도 긴 백수생활 탓에 많은 이들의 걱정거리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혹은, 다들 멀리 가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에 있는 느낌이랄까.
이젠 정말 일할때가 되었나봐요.
조금씩 마음이 들썩거려요.
하긴, 얼마전에는 누워서 TV에서 재방송해주는 버라이어티 '남자의 자격- 열광하라'편을 보다가,
김태원씨가 수애를 만나러 '심야의 FM'셋트장을 방문한게 나오더라구요.
남들은 수애의 미모, 김태원의 수줍음을 보고 즐거워했겠지만,
전 오랫만에 보는 셋트장에 순간, 울컥했으니까요.
셋트장의 먼지들, 퀘퀘한 담배연기, 더이상 아무 맛이 안 느껴지는 믹스커피,
30시간 넘는 촬영에서 생기는 다리아픔과 졸림, 간간히 들리는 무전기 잡음들... 별게 다 그리워지더군요.
올해는 돌아갑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참, 김남길 황우슬혜 주연의 <폭풍전야>는 오늘 개봉이네요.
유오성, 김동욱 주연의 <반가운살인자>는 4월 8일 개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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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지난 주말에 봤어요. 그것도 단체관람.
나같은 성격에, 내가 먼저 예매하고, 연락하고, 약속을 잡고, 여럿이서 영화를 보게 만드는 작품인거죠.
트위터에서 이현승감독님이 좋은 영화라고 30장의 예매권을 선물로 내놓으셨어요.
여차저차해서 그 한장이 제 손에 들어왔지요^^;
저는 이미 예매했으니, 다른분께 드리라 했지만, 이왕 된거 좋은 사람에게 선물하라 하시더군요.
누구에게 선물할까 하다가... 지난 영화인선언에 예상치않게 과후배들 이름이 많았던게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몇년만에 과게시판에 글을 남겼어요.
나는 40기....(지금 1학년은 51기인지, 52기인지도 모르겠네요) OOO인데,
여차저차 경계도시2의 예매권이 한장 생겼으니, 내가 2장 보태서, 댓글 선착순 3명에게 예매권을 선물하겠다.
경계도시2 덕분에 안하던 짓(?) 참 많이 하네요.
정작, 영화를 보고 나서는 전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누군가는 최고의 다큐라 하고, 누군가는 최고의 영화라 하고,
누군가는 기자들에 대한 영화라 하고,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 하지만,
정작 전 아무말도 할 수가 없네요.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들이 날 침묵하게 만들어요. 리뷰를 쓰고 싶은데... 쓸수가 없네요.
이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신 많은 분들의 튼튼한 심장과 냉철한 머리가 진심으로 부러워요.
씨네21의 주성철 기자가 그랬다죠. 송두율은 떠났고, 노무현은 죽었다....고.
송두율은 떠났고, 노무현은 죽었고.... 이건희가 돌아왔네요.
이건희의 복귀에,
의자와 책장 사이에서 갈등하던 검찰과, 거짓말과 침묵 사이에서 갈등하던 안상수는 진심으로 감사하겠죠.
하긴, 유전무죄무전유죄. 법위에 군림하는 삼성 이건희의 복귀는, 작년 12월 사면에 이은 수순이겠지요.
같이 영화를 봤던 누군가는...
송두율교수가 너무 순수했던게 문제의 시작 아니었겠냐고 하더군요.
나는... 정말 모르겠어요.
영화를 보고나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 본게 얼마만인지.
말그대로, 무엇을 예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꺼에요. 이 영화, 무조건 많이들 봤으면 좋겠어요.
워낭소리와 송환, 우리학교 뿐일껄요? 다큐중에 3만 넘은건.
이명박 정권의 아바타 유인촌의 꼭두각시 조희문이 날려버린, 독립영화 전용관이 또 아쉬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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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튼, 간만에 초초초초강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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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영진위는 한국영화의 진흥을 바라기는 하는걸까?
그 자체만으로도 어이가 없는데, 점점 밝혀지는 이면의 진실들은 더욱 기가 막힙니다.
한 고을에 작은 서당이 하나 있습니다. 아니, 야학이라고 해두죠.
어느 지역에 작은 야학이 하나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한 이들, 늦게 꿈꾸기 시작한 이들을,
가르치고, 꿈을 간직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그 야학은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자리를 잡았습니다.
야학이 자리를 잡고 나자, 이 야학을 넘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꿈, 정신, 이런건 중요하지 않고, 오직 돈벌이와 명예가 필요한 사람들이 그 야학을 탐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정권이 야학의 운영자를 바꾸겠노라 합니다.
반발이 심할까봐 공정한 심사를 해서 운영자를 선별하겠노라 했습니다.
돈벌이와 명예 때문에 야학을 탐내던 사람들 세명이 모여 얼씨구나 지원을 했습니다.
물론, 자격이 안되는 그들은 꼴찌로 탈락했습니다.
당황한 정권은 운영자를 결정하지 않고, 다시 심사를 하겠노라 했습니다.
꼴찌를 했던 사람들은 부지런히 모여 회의에 회의를 거쳐 연구하고, 계획을 세운게 아니라,
정권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세명중에 한명이 심사위원장으로, 한명이 심사위원이 되었고, 나머지 한명이 지원을 했습니다.
당연히 그 꼴찌가 1등으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말이 되는 소리냐구요? 물론, 말이 되는 소리가 아니죠.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인까요.
하지만, 엄연히 미디액트의 운영자 선정을 놓고 벌어진 현실입니다.
관련 MBC 뉴스 : 독립영화 지원 엉터리 심사
뉴스를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을 만큼, 몰상식, 비상식.
CGV가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이라는 광고문구를 사용하죠?
영진위는 '코미디영화, 그 이상의 코미디'라도 사용하고 싶은걸까요?
화조차 안날만큼, 웃기네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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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농사꾼은 스스로의 성실함과 열정만으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불모지를 농토로 만들어냈습니다.
피땀흘려 만들어낸 농토에서, 농사꾼은 아무도 짓지 않던 새로운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피땀흘려.
그렇게 몇년의 시간이 지나고, 농사꾼의 농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나라에서 그 농사꾼을 찾아와서는,
농사꾼의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그 농토에서 내쫓겠노라 합니다.
농사꾼은 당황합니다.
가끔씩 찾아와서 약간의 지원금만 놓고 가던 나라가 무슨 권리로 자신을 내 쫓을 수 있냐며,
그동안 자신이 피땀흘려 재배하던 농작물은 그럼 어떻게 되는 거냐며,
농사꾼에게 무슨 정치적 성향이 있겠냐며 항변해보지만, 나라에서는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오직 정치적 성향이 중요할 뿐이라고요.
농사꾼은 쫓겨가고, 그 농사꾼이 피땀흘려 만들어놓은 농토와 농작물은, 급조된 단체가 맡았습니다.
물론, 이 급조된 단체는 농사라고는 제대로 지어 본 적 조차 없는 인물들로 구성되었지요.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이야기지요.
하지만,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지금 영화판의 현실. 말그대로 난리난리생난리블루스.
눈깜짝 할 사이에, 벌써 미디액트와 독립영화전용관이 넘어가고 말았네요. '공모제'라는 미명하에.
시네마테크 역시 위협의 칼날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어요.
그림출처 : 미디액트
8년의 미디액트의 성과를 어떻게 몇줄의 문장으로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가난한 영화인들 중에서, 그 8년동안 미디액트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지난 1월 6일, '(사)시민영상문화기구'라는 이상한 단체가 설립되었습니다. 말그대로 듣보잡.
1월 12일에는 '영상미디어센터 재공모' 공지가 나고, 결국, 8년의 미디액트는 오늘, 1월 31일 그 듣보잡 '(사)시민영상문화기구'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고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같은 방법으로, '독립영화전용관'이 '한국다양성발전협의회'라는 듣보잡 단체에 넘어갔습니다.
이 단체 역시, 생긴지 딱 두달 밖에 되지 않은 곳이죠.
독립영화의 기둥역할을 해 왔던 인디포럼이 듣보잡 단체에 쫓겨나고야 말았습니다.
역시나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하긴, 영화 한편의 가치를, 현대자동차 몇대의 가치와 맞먹는지만 계산하기 급급한
꼭두각시 영진위와, 이명박의 아바타 유인촌에게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만은.
네, 그렇습니다. 어차피 기대할 수 없는 이들이었고, 기대해서도 안되는 이들이었습니다.
애초부터 그들에게 상식이나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까요.
며칠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1,2월이면 제가 가장 자주 찾는 곳이지요.
한 관객분이 시네마테크의 네이버 카페를 통해, '영진위 따위 필요없어!'라는 제목으로 제기된 우리가 시네마테크를 지키자는 내용의 발언을 하셨어요. 시네마테크의 경우는, 예산의 30%도 안되는 지원금만을 받아왔는데, 그것을 빌미로 공모제를 하겠다는 영진위의 몰상식에, 관객들이 앞장서서 시네마테크의 후원을 하자는 내용이었지요.
극장 건물과 친구가 된 것이 아니라, 시네마테크의 정신과 영화의 정신과, 이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과 친구라는 오승욱 감독님 역시, 일련의 사태들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셨어요.
이제 영화인들이,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진위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들이 정치적 이유로, 자본의 이유로, 영화의 정신을 짓밟고, 영화의 영혼을 짓밟는 행위에 침묵할 수 없습니다.
아바타 한편의 성공으로, 한국영화를 모두 3D영화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며,
영화 한편의 정신을 가치를, 자동차 대수로 평가하는 천박한 행위에 동조할 수 없는 노릇인거죠.
[기자의 눈] 의혹만 부추긴 영진위의 공모
과연, 영진위를 영화진흥을 위한 위원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파행 거듭하고 있는 영진위, 심사 과정 투명하게 공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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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봤던 영화, 공연, 전시 티켓들이에요.
특별히 티켓을 모으는 이유는 없어요. 무엇이든 쉽게 못 버리는 성격 탓인거죠.
오늘, 집앞 극장에서 조조로 '용서는 없다'를 보고나서 티켓을 담아두려고 봤더니, 이제 해가 바뀌었군요.
새 지퍼백을 한장 꺼내서 담았어요. 2009년 티켓을 모아둔 지퍼백은 박스로 옮겨담았구요.
헛헛한 마음에 티켓들을 꺼내봤더니, 내가 생각해도 참 많이도 봤다 싶네요. 영화제 ID카드도 2개나 있었네요.
2년 백수생활동안, 120권이 넘는 책을 읽었고, 600편이 넘는 영화를 봤어요. 정말 누가봐도 백수.
양적변화가 질적변화를 도모한다는 옛말만 믿을 수 밖에 없는,
삼십대의 무능이 스스로도 좀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역시나 자랑이 심한가요?
역시나 괜찮아요. 난 자랑할 거라고는 이것 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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