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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에 해당되는 글 25건

  1. 2011/02/01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1)
  2. 2011/01/05 2010년, 책. (2)
  3. 2010/10/20 알파독
  4. 2010/07/31 김영사와 문학동네 (1)
  5. 2010/05/21 1984년, 영화 1984와 애플사의 CF
  6. 2010/05/13 아이가 아이였을때 - 피터 한트케
  7. 2010/03/26 편지 - 심보선
  8. 2010/03/15 내집마련의여왕 (4)
  9. 2010/01/29 2월말같은 1월말.
  10. 2010/01/24 태백산맥 9권 (4)
2011/02/01 00:39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재밌는 책이라면, 이것저것 안가리고 읽으려고 하는 편이지만,
처세술 관련 서적은 읽지 않아요.  꿈보다 현실이 낯선 나에겐 정말 아무 도움도, 감동도, 재미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경제학 서적. 너무 어렵고 딱딱해서 머리만 아프고 재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장하준 교수의 책들은 언제나 재밌어요. 유일하게 읽는 경제학 서적 아닐까 싶어요. 장하준 교수의 책들.
그래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도 냉큼 사놓고 이제서야 읽었어요.



역시나 재밌네요.
그러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린 자유시장에 대한 맹신과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실은 그들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는 알고 있잖아요.  

윗부분에서 창출된 보다 큰 부가 아래로 흘러내려 결국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는 이른바 트리클다운 현상에 대해,
계급적으로(부자 vs 가난한자), 지역적으로(유럽, 미국 vs 아프리카), 국가적으로(선진국 vs 개발도상국, 후진국) 트리클다운 현상, 혹은 낙수효과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이야기. 

물론, 23가지 명제를 통해 그런 이야기들을 논리적이고 일목요연하게 풀어내고 있어서, 쉽고, 재밌어요.
그 중에서도 인플레이션과 교육, 마이크로크레딧에 관한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지만,
23가지나 이야기하느라, 좀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쉽게 이야기를 넘어가는 부분이 없지 않네요. 
그래서인지, 감동은 없네요. 경제학 서적에서 감동 까지 요구하는게 좀 무리인가요. 
하긴, 자본주의 사회안에서 자본주의를 논하는 경제학 서적에서, 감동은 이후에 대안경제 시스템에 대한 실천과 노력에서 발생하는 것일테지만, 문득, 감동을 주는 경제학 서적을 읽고 싶어졌어요.
혹은, 장하준 교수의 책이 재밌으니까, 자꾸 장하준 교수의 책만 읽는 내 탓일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의 순간이나,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의 순간이 없는건,
어쩌면, 학교 다닐때 신자유주의 문제점을 파헤친 문건을 읽은 까닭일수도 있겠네요.

이러면서, 조만간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다시 읽을 생각이에요.
몇년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하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함께 읽으면, 확실히 정리가 좀 될 것 같아서요.

Thing 1 -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Thing 2 -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Thing 3 -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Thing 4 -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Thing 5 -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Thing 6 -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Thing 7 -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Thing 8 -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Thing 9 -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Thing 10 -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Thing 11 -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Thing 12 -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Thing 13 -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 14 -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Thing 15 -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Thing 16 -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Thing 17 -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 18 -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Thing 19 -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Thing 20 -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Thing 21 -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Thing 22 -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Thing 23 -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이 책, 베스트셀러네요. 좋아요.
요즘 가장 핫하다는 베스트셀러 2권, <진보집권플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지인들 중에 궁금하신분들, 빌려가세요.
아, 대신 우리동네로 책 받으러 오셔야 한다는^^;

다음 읽을 책은 딱 내 스타일, <범인은 바로 뇌다>.
아, 책이라도 좀 말랑말랑한 것을 읽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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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5 00:11

2010년, 책.

영화 자랑 했으니, 책 자랑.

취향과 지향에 관계없이 아무에게나 떠안기고 싶은, 읽으라고 강요하고 싶은 책은.
<삼성을 생각한다>, <4천원인생>



물론, 전적으로 나의 취향과 지향 탓이겠지만.

더보기




그리고 이 책은,
민족21에 실렸던 "내 국적은 조선입니다"의 리정애씨 이야기.
학교 선배인 임소희 작가님의 만화책이에요.

조선국적의 리정애씨는 2010년에, 대한민국 국적의 남자와 결혼을 했어요.
국적은 조선, 나고 자란 곳은 일본, 본적은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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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19:36

알파독

얼마전에 포스팅도 한 번 했지만,
조지오웰의 '1984'에 대해 청년회 글모임 안에서 발제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알게 된 사실인데,
실제로 미국에서 1984년, 애플의 TV광고가 '1984'에 관련된 내용이었더군요.

1984년, 애플사의 TV CF.
")//]]>  

CF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소설 속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습니다.
획일화된 군중, 텔레스크린, 무채색의 공간...

마지막 장면에 자막이 뜹니다.

'On January 24th, Apple Computer will introduce Macintosh.
And you'll see why 1984 won't be like "1984" '


이건 어떤가요?



2007년 미국 민주당 대선을 앞두고, 1984년의 애플 CF를 패러디한 동영상이네요.
오바마 캠프에서 만든게 아니라, 파크리지47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만들었다는군요.
힐러리가 '빅브라더'로 등장하네요. 이런 패러디, 완전 내 취향.

당시, 제법 유명한 패러디 동영상이었다고 하나, 최근에서야 뒤늦게 알았네요.
얼마전에 읽은 '알파독'이라는 책의 말미에 언급되어 있길래 찾아봤어요.
'알파독'의 부제는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 선거판을 장악했는가' 입니다.


미디어 선거에 빠지지 않는, 신화적인 존재인 미국의 정치컨설팅 업체 '소여밀러 그룹'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앞부분에는 미국식 성공신화가 마냥 불편하고 지루하기만 했으나, 뒤로 갈수록, 
코카콜라의 뉴코크 전략이나, 1986년 필리핀의 피플파워의 주인공,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선거에 
소여 밀러 그룹이 개입한 이야기부터는 제법 흥미진진하더군요. 
1986년 필리핀 선거에서 승리한 뒤, 87년에는 우리나라 DJ측에서도 소여밀러에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하네요. 
한국에도 아키노 같은 인물이 있다고. 
책에 의하면,  DJ당선까지 계속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바르가스 요사가  1989년 페루 선거에서 실패한 이야기도 자세하게 나와있어요.
이 책에서는 바르가스 요사를 상당히 괴팍한 노인네로 묘사하고 있네요.

좀 지루한것도 사실이고, 미국식 성공신화가 불편한것도 사실이지만,
전선의 최전방에 등장하지 않고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기 마련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총선 전에 출판되었던데,
미국식 성공신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은 사실상 해체되었기 때문인지, 조용히 묻혔는데, 
제법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습니다. 
'정치'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듯. 
  
알파독(ALPHADOGS)그들은어떻게전세계선거판을장악했는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 정치일반 > 정치철학
지은이 제임스 하딩 (부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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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1 18:34

김영사와 문학동네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김C편을 재방송 하길래, 잠시 봤어요. 
김C는 자신이 가수라고 불리기보다, 음악인, 혹은 뮤지션이라고 불리길 바란다더군요. 
어떤 노래를 들었을때, 자신의 질문은 '이 노래 누가 불렀어?'가 아니라, '이 노래 누가 만들었어?'라고요. 
듣다보니, 수긍이 가더군요. 
나 역시, 내 친구들이 어떤 영화를 놓고 '그 영화, 누구 나오는건데?'라고 물을때,
나는 '감독이 누군데?'라고 물어보니까요. 

어제는 국문학을 전공하고, 여전히 글을 쓰고, 출판 관계 일을 하고 있는 선배둘과 술을 마셨어요. 
며칠전 읽은 황석영작가의 '강남몽'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몇몇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들은 그 소설들이 문학동네인지, 창비인지...  출판사까지 기억하더군요. 신기했어요.

역시, 질문의 내용은, 본인의 관심사와 지향을 나타내는데 유효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어쨌거나, 출판사 얘기.
출간 2달만에 25만부가 나갔다는 화제의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기 시작했어요.
책 이전에 동영상 강의를 본 적이 있어서 대강은 알고 있었죠.
다만, 출판사가 '김영사'여서 구입하기 전에 잠시 망설였었는데, 그 망설임은 나 뿐 아니었더군요.


제가 본 동영상 강의는 여기.

(영어자막입니다. 1시간짜리 강의가 12개 정도 올라와 있습니다. 저는 몇개만... 대강... 영어는 힘들어요^^;)

그러고 보니, 참 오랫만에 구입하는 김영사의 책이군요.
하기사, 어쩌면 김영사의 강력한 마케팅이 아니었다면,
공리주의와 칸트와 존롤스의 이야기가 섞인 책이 이 정도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치철학 혹은, 사회과학 서적이 25만부나 나가다니 신기하기는 합니다.
덕분에, 지젝의 책이나 좀 쉽게 번역되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참고로,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가 15만부 정도 나갔다고 하네요)

그나저나, 요즘 나의 질문은 문학동네.



왼쪽부터,
작년에 나온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
올초에 나온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최근에 나온 김영하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입니다.

언뜻 봐도, 아주 흡사한 컨셉의 북디자인.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2권은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김연수와 신경숙과 김영하의 책이 비슷한 느낌일 수는 결코 없을텐데.
그렇다면, 문학동네는 앞으로 표지디자인은 계속 이런 컨셉으로 나가는걸까요.

안 예쁘고, 종이질 나쁘고, 자간 좁은 문제집은 거들떠 보지도 않던 고등학교때의 심정처럼, 
똑같은 느낌의 책들이 이제는 더 이상 예뻐보이지 않군요. 
그래도 '세계의 끝 여자친구'의 분홍은 참 예뻤었는데...  

'엄마를 부탁해'때문에 신경숙 작가의 신작은 별로 궁금하지 않지만,
그래도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은 읽어야할텐데... 선뜻, 손이 가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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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1 20:03

1984년, 영화 1984와 애플사의 CF

여차저차 청년회 글모임에서 '디스토피아 문학' 발제를 하게 되었어요.
디스토피아 문학에 대해 정의를 내리거나 명확하게 설명할만한 배경지식이 없는 내가 딱히 할말이 뭐가 있겠어요.
그래서, 조지오웰의 <1984>에 대해 함께 읽고 토론하자 했지요.
쟈마찐의 <우리들>은 나도 안 읽어본 책이고, 올더스헉슬리의 <멋진신세계>보다는,
조지오웰의 <1984>가 더 유명하기도 하고, 빅브라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함께 해볼까 싶었던 거죠.

발제 준비를 하면서 알게된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

1945년에 출간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파시즘에 반대하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반공산주의 소설로 포장되어,
미국의 주도하에 광범위하게 번역되었다는 군요. 여기까지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사실.
그런데,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의 최초의 외국어 번역이 한국어번역이었답니다. 한반도가 2차대전 이후 가장 첨예하게 냉전이 벌어진 지역이기 때문이라는군요.
하여튼, 한반도에 있어 반공이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조지오웰의 <1984>가 1948년에 쓰여졌기에, 48년의 숫자를 뒤집어 <1984>라고 제목을 붙인건 워낙에 유명한 얘기지요.
실제로, 1984년에 미국에서는 다시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영화도 있었군요. 영국에서 1984년에 만든 <1984>라는 동일한 제목의 영화.
다 보지는 못하고, 스킵하면서 훑어봤는데, 원작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겼더군요.
다만, 책으로 읽으며 상상했던 것 보다, 미술이나, 공간이나 색감이 훨씬 더 우울해요.
영화를 보고 났더니,
2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나치의 횡포를 겪은 서양인들이 당시에 읽은 <1984>는 훨씬 더 공포스럽고 우울했겠다... 싶더군요.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영화 예고편이 있네요^^)

그리고, 유튜브에서 찾아낸 또하나의 영상.
1984년, 애플사의 TV CF.
 

CF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소설 속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습니다.
획일화된 군중, 텔레스크린, 무채색의 공간...

마지막 장면에 자막이 뜹니다.

'On January 24th, Apple Computer will introduce Macintosh.
And you'll see why 1984 won't be like "1984"'

아마 당시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주를 겨냥해 이야기하는 듯 싶어요.

1984년에 만들어진 CF라고 하는데, 보면서 너무 잘 만들었다 싶어 놀랐는데,
리들리 스콧감독이 연출한 CF라고 하네요. 역시...

글모임 회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누가 묻더군요. 저런 전체주의사회가 등장할 수 있겠느냐고. 자기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기에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저 역시 전체적으로는 동의해요. 인간의 선한 본성에 대한 믿음.
그리고, 많은 정보가 열려있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저런 사회는 극단적인 광기의 사회일 뿐이죠.

그런데, 나치독일의 광기는 세계역사를 통틀어 전례가 없는 규모였을 뿐 아니라,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된 군중심리였죠. 군중심리는 본질적으로 순응을 강요하죠.
전제군주 시대의 권력구조에는 대게 일부 권력엘리트들만 포함되어 있었지만,
나치독일의 광기는 일부 권력층의 광기가 아니라 대중의 광기이기에 오랜기간 지속된 거 아닐까요.
근대의 전제국가는 대중을 동원하기 위해 대중미디어를 활용했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사회학자들이 나치정권이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중매체를 장악해서, 대중을 동원했기에 가능하다고 판단하죠.

천안함 사태에 관련한 정부발표를 봤어요.
솔직히, 저는 봐도 잘 몰라요.
어뢰와 기뢰도 구분 못하는 내가, 추진체, 항주속도, 터빈엔진... 등에 대해 알 수가 없죠.
무식한 내가 봐도 정부의 발표는 말 그대로 억지. 끼어맞추기.
모든 영상이 폭발 1분전까지만 존재한다는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요.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나는, 정부 발표에 하나씩 반대의견을 제시하지는 못하겠어요.

이미 인터넷에는 '북한산 아이폰'과 '맑은 어뢰체'와 '북한의 파란 매직'에 대한 반응이 후끈합니다.

뉴스보다 인터넷에 가까운 나는 그런데,
인터넷보다 뉴스에 가까운 사람들은 정부발표를 그대로 믿기도 하나보더군요.

6.2지방선거의 선거운동 시작일에 맞춰 발표된 정부의 발표에, 나라가 시끄러워지고 있어요.
단호한 대응, 응징, 보복, 전쟁이라는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그것도, 우리 정부는 5.23(노무현대통령 서거 1주기)에 천안함사건 발표하려다가 미국 반대로 5.20일에 했답니다.
"천안함 발표, 노무현 1주기에 맞추려 했다"

북한산 아이폰에, 맑은 어뢰체에, 북한산 파란매직에 이어, 노무현1주기에 맞춰 천안함발표를 했다는 기사에도,
자꾸 헛웃음이 납니다.
반공을 강요하는 저들의 모습이 이젠 섬뜩하게 느껴지지도 않아요.
이미 저부터도 어렸을때 냈던 평화의댐 성금 3,000원이 아직까지도 너무 아까우니까요.
선거가 다가오고, 급하긴 급했나보다... 싶군요.

사진출처 : 경향신문

(한 네티즌이 "오늘 아침 제 침대 밑에서 쌍끌이 손으로 건져올린 것"이라며 공개한 '북한산 아이폰'이라는군요)

제목 : 어뢰는 매직이다



나치정권은, 대중매체를 통해 전쟁에, 유대인학살에 대중을 동원했지요.
우리 휩쓸리지 말아요.
저들이 아무리 대중매체를 통제해서,우리에게 반공을 강요하고,
단호한 대응, 응징, 보복, 전쟁 등의 단어로 우리 안에 숨겨진 공격심을 자극한다 해도,

저들이 6월 2일 선거때문에 이 난리를 치는 거라면,
더더욱 명확해지는거 아니겠어요. 우리가 투표해야할 이유. 우리가 뽑아야 할 사람은. 

1984관련 포스팅을 하는 중에,
한 후배녀석이 '누나, 우리 진짜 전쟁나는거에요?'라고 문자를 보내왔어요.
그래서, 길어졌군요.
후배에게는 투표나 해.. 라고 답장을 보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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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3 22:30

아이가 아이였을때 - 피터 한트케

아이가 아이였을때
팔을 휘저으며 다녔다.
시냇물은 하천이 되고
하천은 강이 되고
강은 바다가 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자신이 아이란걸 모르고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세상에 대한 주관도 습관도 없었다.
책상다리를 하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머리가 엉망이었고
사진을 찍을 때도 억지 표정을 안지었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질문의 연속이었다.
왜 나는 나고 네가 아닐까?
왜 난 여기 있고 저기엔 없을까?
시간은 언제 시작되었고
우주의 끝은 어딜까?
아 세상에 사는 것은 꿈이 아닐까?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이
단지 환상이 아닐까?
악이 존재하나?
정말 나쁜 사람이 있을까?
내가 내가 되기전에는
대체 무엇이었나?
언젠가는 나란 존재는
더이상 내가 아닐까?

아이가 아이였을때
시금치와 콩, 밥
양배추를 억지로 삼켰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걸 잘 먹는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낯선 침대에서 잠을 깼다.
지금은 언제나 그렇다.
옛날엔 인간이
아름답게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옛날엔 천국이
확실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상상만 한다.
허무 따위도 생각 안했지만
지금은 허무에 눌러있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아이는 놀이에 열중했다.
하지만 지금의 열중은
일에 쫓길때 뿐.

아이가 아이였을때
사과와 빵만 먹고도 충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딸기만 손에 꼭 쥐었다.
지금도 그렇다.
덜 익은 호두를 먹으면 떫었는데
지금도 그렇다.
산에 오를땐
더 높은 산을 동경했고
도시로 갈땐
더 큰 도시를 동경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버찌를 따러
높은 나무에 오르면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도 그렇다.
어릴땐 낯을 가렸었는데
지금도 그렇다.
항상 첫눈을 기다렸는데
지금도 그렇다.

아이가 아이였을때
막대기를 창 삼아서
나무에 던졌는데
창은 아직도 꽂혀 있다네.

- 아이가 아이였을때, 피터 한트케

나의 10살 타령에, 난중일기님이 추천해주신 '아이가 아이였을때'.
다시 읽어도 좋군요.
아이가 아이였을때.

그때의 난, 지금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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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21:08

편지 - 심보선


편지

심보선                                                                                             

이곳은 오늘도 변함이 없어
태양이 치부처럼 벌겋게 뜨고 집니다
나는 여느 때처럼 넋 놓고 살고 있습니다
탕진한 청춘의 기억이
간혹 머릿속에서 텅텅 울기도 합니다만
나는 씨익,
웃을 운명을 타고났기에 씨익,
한번 웃으면
사나운 과거도 양처럼 순해지곤 합니다

요새는 많은 말들이 떠오릅니다, 어젯밤엔
연속되는 실수는 치명적인 과오를
여러 번으로 나눠서 저지르는 것일 뿐,
이라고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적고 나서 씨익,
웃었습니다
언어의 형식은 평화로워
그 어떤 끔찍한 고백도 행복한 꿈을 빚어냅니다

어젯밤엔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행복한 꿈이었다 굳게 믿습니다

내 신세가 처량하기도 하지만
이제 삶의 고통 또한 장르화하여
그 기승전결이 참으로 명백합니다
다만 어두움을 즐겨하기에
눈에 거슬리는 빛들에겐
좀 어두워질래? 타이르며
눈꺼풀을 닫고 하루하루 지낸답니다

지금 이 순간 창밖에서
행복은 철 지난 플래카드처럼
사소하게 나부끼고 있습니다
그 아래 길들이 길의 본질을 망각하고
저렇게 복잡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의 페이지들이 구겨지면서
아이구야, 아픈 소리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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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시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심보선 (문학과지성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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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18:23

내집마련의여왕

솔직히, 처음엔 그냥그런 칙릿 소설인줄 알았어요.
제목부터 김남주의 물결펌이 떠오르는 '내조의 여왕'을 연상시키는 '내집마련의 여왕'이니까요.
혹은, 최진실씨가 뽀글뽀글 파마를 하고 억척스런 아줌마로 등장해 아줌마편 신데렐라 이야기를 그렸던 '마지막 스캔들' 같은 이야기일줄 알았죠.


2008년 벽두, 보증 때문에 집을 날리게 된 나는 정 사장이란 한 자산가의 도움으로 집을 찾고 그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그 미션이란, 정해진 금액이나 까다로운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것이다.
자수성가한 고아 청년들 서 대리 형제의 불운한 부모 이야기에서부터 추억을 잃은 독신노인 박 선생과 그의 추억을 다시 찾아주는 일, 장애아동 훈이가 있는 윤 소장네 가족 이야기와 훈이 엄마와 자매처럼 정을 나누게 된 이야기, 젊은 시절을 서민들을 위해 몸 바치는 데 앞장서온 이 간호사의 이야기 등을 통해 각박한 사회에서 사람 냄새나는 훈훈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들에게 딱 맞는 보금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오늘도 나는 경매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그 미션들을 하나하나 성공시켜 나간다. 그러나 정작 실종된 남편과 말문이 막힌 딸아이를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서로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남편이 소울하우스라고 생각했던 집에서 한없는 그리움과 외로움을 느낀다. 나는 남편을 찾으려는 각고의 노력과 정 사장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던 중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한국을 덮치는데……

 -알라딘, 책 소개 중에서 -


그런데, 정말 '집'에 관한, 부동산 소설이더군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정사장의 질문이죠.

청약통장은 있나? / 재개발 딱지는 뭔가? / 물딱지는 뭔가? / 도시계획확인원은? / 권리분석은 해봤나? / 대치동 은마가 왜 아파트의 바로미터가 되는가? / 확정일자와 전세권 등기의 차이는? / 경의선과 경전철의 차이는? / 용인 집값이 떨어지는 이유 세 가지 / 전세 1억짜리를 월세로 돌리면 얼마인가? / 다가구와 다세대의 차이는? / 지분쪼개기는? / 도정법은? / 맹지는? / 판교가 준당 서쪽에 있나 동쪽에 있나? / 들어서면 아파트 집값을 제일 떨구는 것은? /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차이는? / 부동산 세금의 종류?

물론, 전 하나도 몰라요. 단 하나도.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서도 안되죠. 가난한 딴따라 주제에, 내 집 마련의 꿈은 꿈조차 사치니까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부동산 지식의 유무와 상관없이, 재테크에 대한 관심의 정도와 상관없이, 읽고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에요.

상처를 치유하고, 피로를 회복하고,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장소여야 하는 '집'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에서는 원래의 기능보다는 재테크의 수단이자 삶의 목적이 되어버렸죠.
그래서, 그 '집'이라는 것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상처받기 마련인데,
'집'이 없어 상처 받을 수있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집'까지 없어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일텐데,
그래서, 이야기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집을 한채한채 구해주면서,
그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또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되었네요.

책을 읽고, 그려본 나의 집은...
우선, 도서관과 극장이 가까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밭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구마와 호박, 고추, 상추, 콩을 심고 싶어요.
마당에는 화덕을 만들어서 커다란 솥을 얹어놓을래요.
평상으로 쓸수 있는 커다랗고 평평한 돌 하나 마당에 가져다 놓고, 
처마를 길게 만들어서 비오는 날에도 비는 맞지 않아도 비냄새는 맡을 수 있도록 할래요. 

그런 집이 있을까요.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집이 있을것만 같고, 나도 그런 집을 구할 수 있을 것만 같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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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9 12:09

2월말같은 1월말.

근 일주일만에 몸상태가 조금 나아졌어요.

근 일주일만에 일어났더니,
2월말 같은 1월말의 날씨네요. 봄볕같은 겨울볕에 기분도 조금 좋아졌어요.

아침부터 도서관에 가서 책반납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은행도 들렸다가,
집에 와서는 놓고 있던 심보선님의 '슬픔이 없는 십오초'를 집어들고 내리 네편의 시를 읽었어요.
근래에 나온 시 중에서 가장 내 맘에 드는 시집이에요. '슬픔이 없는 십오초'

그리고 '시학'
매번 미뤄두고 있던 건데, '태백산맥'을 다 읽었으니 이제 다시 '시학'입니다.
하루에 2장씩. 총 26장이니까 2주정도 걸리겠네요.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본과,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얇은 시학책을 한꺼번에 볼 생각이에요. 하루에 2장씩.
더불어, 아트앤스터디의 시학강의는 하루에 한강씩.

감기몸살때문에 일주일동안 마치 동면하는 짐승마냥 게을렀는데,
미뤄두었던 일들을 야금야금 시작하니 이제 다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연말에도, 연초에도, 계획하지 않았던 2010년을 오늘은 좀 계획할 수 있을 것 만 같네요.
머리속에 언뜻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한가득이에요.
마치 무리한 학습계획을 잡는 고3마냥, 생각만으로도 뿌듯해지는건 아직 제가 젊은 까닭이겠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시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심보선 (문학과지성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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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아리스토텔레스 (문예출판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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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아리스토텔레스 (문학과지성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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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4 01:42

태백산맥 9권

태백산맥을 읽고 있어요.
8권까지 읽었는데, 방금 9권을 꺼내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고 말았어요.
마음이 아파서 9,10권을 쉽게 읽어내지 못할 것 같네요.

고등학교때,
공부하기 싫어 고른 책이, 당시 눈에 띈 책 중에서 가장 많은 권수를 자랑하는 태백산맥이었어요.
그 때는 마냥 재밌기만허다... 싶었는데,
십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소설의 끝이 다가올 수록... 그 끝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커지네요.

이번에 태백산맥을 다시금 읽고는,
혼자라도 훌쩍 벌교에 갈 생각이었거든요.
한동안 너무 일탈없이 살았다는 생각도 좀 들고,
뒤늦은 꼬막정식도 먹어줘야 할 것 같고,
무엇보다도 근간에 생긴 태백산맥 문학관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또 언제 가볼까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겠지만. 쉽사리 책을 펼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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